전문가칼럼) 괴물, 쿠팡은 누가 만들었나!

안하무인 격인 ‘쿠팡’, 이는 정치권 규제가 독점환경을 만들어 준 때문이다.

최근 뉴스를 보면 쿠팡측에서 개인정보 유출 책임에 대한 보상 방안으로 전 쿠팡이용자들에게
5만원 상당 포인드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질적 배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용빈도가 높은 로켓배송과 쿠팡이츠에는 각 5,000원 씩만 배정하고,  이용빈도가 낮고 단가가 높아 추가 결제가 필수인 여행트레블과 명품알럭스에 각 2만원 씩을 할당한 것이다. 바로 배상이 아니라 마케팅에 가깝다는 소비자 반발이 거세게 쏟아지는 이유다.

<쿠팡>측이  이렇듯 안하무인식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온라인 유통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독점 구조를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우리나라 정치권이다. 지난 2012년도 여아 합의를 통해 ‘유통산업발전법’을 제정한 이후 정치권은 전통시장 보호와 근로자 휴식권을 내세워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놔두고, 이마트·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회사의 손발만 묶는 차별을 지속해 왔다.

쿠팡이 365일· 24시간 시공을 초월하는 무제한 영업을 누릴 때에,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 휴업과 영업시간 (0시 –오전 10시) 제한이라는 족쇄에 묶여 사실상 제대로 활동할 수 없게 되었다. 쿠팡이 새벽배송을 할 때에도 대형마트는 영업 금지 시간대 매장 거점배송이 원천 봉쇄되어 경쟁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것이다.

그 결과 25% 넘던 대형마트의 마켓쉐어(M/S)는 10%대 초반으로 급락하고, 홈프러스는 문을 닫게 되었고, 온라인플랫폼 업체인 쿠팡이나 알리, 테뮤 등 이-커머스 점유율은 50%를 돌파해 유통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에 ‘전통시장’은 전국에서 100여 곳 이상의 시장이 문을 닫아 정부의 규제 목적과는 거꾸로 흘러갔다.

필자가 과거 유통업체(백화점)의 영업전략본부에서 일하면서 ‘백화점이 휴무일을 시행할 경우, 매출이 얼마나 감소하는지’에 대하여 분석한 일이 있었는데, 그 결과는 전혀 매출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휴무일 전에 미리 대비하여 쇼핑을 하거나, 참았다가 휴무 다음날에 쇼핑을 하도록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대형마트가 쉬는 날에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일터에서 또는 낮시간 · 심야시간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쿠팡>에 물건을 주문하였다.

정치권 규제는 오히려 쿠팡과 같은 온라인플랫폼에 ‘독점’을 안겨주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안하무인’으로 만들었다.
이 규제는 실패가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쿠팡사태 발생 보름 전에도 대형마트 영업(시간)규제를 4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래 놓고서는 정치권은 마치 아무 책임도 없다는 듯 쿠팡 측(미국인 바지대표)에 호통을 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이란 ‘괴물’을 키운 공범은 바로 규제 중독에 빠져있는 정치권이다. 오죽하면 이마트 노조가 나서서 “휴식권보다 생존권이 먼저이다” 라며 영업시간 규제를 풀어 달라는 성명을 내었겠는가?.

외국의 사례를 비교하여 보면, 프랑스와 일본 등은 10여 년 전부터 유통규제의 패러다임을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지만 ‘유권자의 표 계산’에만 빠져있는 우리의 정치권은 규제정치를 멈추지 못하고 있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쿠팡이나 알리 같은 이커머스 업체만 어부지리로 덕을 보게 되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재개정해 시장의 경쟁력을 복원시켜야만 한다. 정치권이 ‘규제 중독병’을 고치지 않은 한 소비자 주권은 침해되고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쿠팡’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한다. ‘알바생 과로사’ ‘쿠팡 물류창고 대형화재’ ‘지게차 안전사고’ 등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전국지역 각 대학의 ‘물류유통’ 관련학과들은 홍역을 치룬다. 학부모들께서 자녀들의 물류유통학과로의 입시지원을 말리기 때문에 신입생 모집 지원율이 뚝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또한 우리 대한국민에게는 ‘미국 사람 김범석’이 모르는 ‘한국인특’이라는 밈이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길을 막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버튼을 눌러주는 것, 출입구문을 다음 사람을 위해 잡아주는 것, 북적이는 식당에서 종업원이 오기 전에 메뉴를 정해두는 것. 일터와 일상에서는 내가 좀 더 신경을 쓰면 전체가 좋아진다는 판단에서 이다. 한국인은 자기 때문에 일이 늦어지거나, 남이 불편 해지는 걸 못 견디는 성향이 있다.

이  ‘한특’밈은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볼 수 있다.
필자의 제자는 ‘새벽 배송‘을 담당하는 심야 알바를 했다. 노동계가 ’금지‘를 주장했던 바로 그 현장이다. 주문한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의 심정은 그곳에서 일하는 모두가 알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은 더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것도 잘 안다.
시급제 노동자의 보수는 물건을 9개 옮기나 10개 옮기나 똑같다. 그럼에도 몸은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위에 말한 ’한 특‘ 때문이기고 하고, ’새벽 배송인데 새벽에 도착하게 해주어야지‘ 하는 ’컨슈머리즘(고객제일주의)‘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 송장이 떨어진 채 떠돌아다니는 택배박스를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고 한다. “아이고 이 분은 오늘 물건을 재 때 못 받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쿠팡물류센터의 업무는 앞 공정이 늦어지거나 잘못되면 뒷 공정이 영향을 받는다. 이론이 아니다. 앞 사람이 물건을 놓치면 같은 구역의 동료가 더 분주해지는 걸 눈으로 볼 수 있다. 앞 사람이 무거운 물건을 잘못 보냈을 때 고참 선배는 ’그러면 다음 공정에 계신 그들이 고생해요‘ 라며 다시 규격을 알려준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고생을 꼼짝 없이 목격할 수 밖에 없는 현장환경에서 적절한 성실함은 필수 덕목이 된다.
새벽 배송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관리자들 까지 카트에 달라붙어 외친다. “조금만 더 빨리 해주세요!”, 근로자들은 뛴다. 먼저 마감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간은 어차피 흐르고 시급은 어차피 정해져 있음에도 대충대충 따위는 없다고 한다. 내가 늦으면 고객이 불편해진다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멈추면 동료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생각하기에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직무기술서에도 없고 임금에도 반영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내적동기’가 작동하는 것이다.

쿠팡 김범석의장은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하여 ‘죽을 만큼 일하지 않았다’고 한다. ‘알바직원이 그렇게 열심히 일 할리가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노동자의 죽음을 임금체계를 향한 편견으로 덮으려 하였고, 자신들이 져야 할 책임을 개인의 직무태도에 전가하려 하였다. 그는 노동자가 왜 자기 노동에 성실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른다. 미국사람 김범석은 ’한국인특‘을 모른다. 한국시장에서 90%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경영자는 ’사회적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이것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 덕목이다.

<칼럼리스트 김기평 (gpkim@dju.kr)>

GP Kim 글쓴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