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샤워효과와 분수효과(소비자 유인전략)

독자님께서는 백화점 가장 위층의 영화관에 갔다가 아래층의 식당가에서 식사를 해 본 일이 있는지? 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 남는 시간 동안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매장을 둘러 본 일이 있는지? 그렇다면 당신은 마케팅전문가들의 손길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유혹을 당한 것이다. 마치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자연스럽게 아래로 쓸려 내려오게 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져보아야 한다.

‘샤워효과 (Shower effect)’란 샤워기의 물줄기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빗대어 만든 용어로,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매장의 맨 위층으로 소비자들이 모이게 유도하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아래층의 매장들을 둘러보며 내려오면서 계획하지 않았던 구매를 하게 되어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일컫는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샤워효과를 얻기 위한 판촉 전략으로 꼭대기 층 또는 상위층에 많은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맛집이나 전문식당가와 영화관을 배치하는가 하면, 세일 상품 또는 기획상품 행사장을 마련하고, 상품권과 사은품 증정 장소를 배치하기도 한다. 또, 옥상정원을 이용한 휴식공간이나 우수고객을 위한 라운지 등을 설치하기도 한다.
샤워효과는 ‘낙수효과’‘폭포효과’라고도 하며, 고객의 발길을 최대한 오래 붙잡아두려는 백화점의 판매촉진 전략 중의 하나이다.

또 한편으로는 백화점의 식품매장이 지하에 있고 1층에 상설할인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식당가나 식품매장은 방문빈도(주기)가 많은 곳으로 손님을 모으는 효과가 높은데, 보통 백화점 고객들은 식사만 한 뒤 백화점을 나오는 것이 아니라 쇼핑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매장 맨 아래층에 푸드코트나 식품매장에서 밥을 먹거나 식품을 사고 나서 분수처럼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매장에 들러 쇼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아래층에서에서 위층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을 ‘분수효과(Fountain effect)’라고 한다.

이 샤워효과와 분수효과는 백화점의 식당가가 가운데층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만약 식당이 가운데층에 있다면 그 아래층의 매출만 증가하게 되므로 백화점의 전체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컨대,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대형 소매점에서는 고객이 식료품 매장(지하층)으로 들어와 생활용품 매장(지상층)을 거쳐 계산대로 향하도록 제품을 진열한다. 그리고 십중팔구, 계산대를 나와 주차장 가는 길에는 푸드코트가 있다. 이는 식료품 구매만 생각하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생활용품 및 음식물도 구매하도록 자극하기 위함이다.

2. 샤워효과 분수효과 마케팅 전략


현대백화점은 맨 위층을 옥상 공원과 대형 이벤트 홀로 활용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영화시사회나 공연 등을 선보이고 무료 카페를 설치해 고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등은 분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하 식품매장을 새로 꾸몄다. 와인 등 기호식품 매장을 강화하고 스낵 가트에는 국내 유명 맛집들을 입점시켰다. 매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구매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분수 효과와 샤워효과는 처음 백화점에서 시작됐지만, 대형 상가나 쇼핑몰, 호텔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전자제품 쇼핑몰인 테크노마트에는 가장 위층에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푸드코트가 입점해 있다.

영화를 보고 난 고객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이동하면서 층마다 전시된 제품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오늘은 샤워효과와 분수효과가 대형건물운영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았는데, 이렇듯 분수효과는 사실 낙수효과와 함께 마케팅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참조하기 바란다.

칼럼리스트 김기평(gpkim@dju.kr)

GP Kim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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