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리더십이야기 -섬기는 리더십-

인디언 추장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특권은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입에서 ‘부인을 여러 명 거느리는 것이오.’ 라고 말하는 것을 기대했으나,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추장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맨 앞에 설 수 있는 것이오!” 하고 말한 것이다. 리더는 바로 어려움에 닥쳤을 때에 가장 선봉에 서서 도전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최고의 리더 슈퍼 히어로를 원한다. 그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슈퍼 히어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최고의 리더 슈퍼 히어로가 되려는 이는 과도한 짐을 지게 된다. 그에게 요구되는 것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을 때, 그는 더욱 딜레마에 빠지고 급기야 우울증, 두려움, 불쾌함이라는 감정 상태에 갇히게 된다. 또한 최고의 리더는 조직원에게 세세하게 신경을 쓰지 못한다. 조직원들은 등한시하면 당연히 그들의 불만이 커진다. 불만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성과와 실적이 줄어든다. 조직원들은 리더의 제안에 덜 참여하게 된다. 그러다 결정적인 과오가 터지게 되고, 그때는 아무도 그를 옹호해주지 않는다. 최고의 리더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없는 것은 개인의 능력 탓이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 탓으로 돌리기에는 오늘날 기업 내부와 이를 둘러싼 환경은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해졌고 리더가 가진 안목과 지식으로 전체를 커버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기업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인간의 제한된 능력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된다. 현명한 리더라면 능력 있는 이들을 무대 위로 내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뭐든지 자기만 1등이라고 생각하는 리더 아래서는 아무도 빛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따르는 사람이 많으면 영향력 있는 리더다. 중요한 것은 최고의 리더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영향력이며,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는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모이지 않듯이, 사람도 너무 깐깐하면 주변에 사람이 없다. 사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사람 곁에는 늘 사람이 모인다.

주변사람(팀원)들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어야 훌륭한 리더다. 리더는 슈퍼맨, 슈퍼우먼이 아니다. 모든 것들을 혼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팀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리더는 팀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도와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종종 리더 같지 않은 리더를 만나게 된다. 그네들이 어떻게 리더의 위치까지 올라갔는 지 의문이 들 정도의 사람들도 꽤 많이 있다.

일반적인 조직이라면 그런 리더가 있는 조직은 그리 오래 존속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전통있고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리더가 무능력하더라도 조직이 존속하는데는 그리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통있고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한 두명의 어리버리한 리더가 사고를 치더라도 제대로 굴러가게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어리버리한 리더로 인해 시스템이 작동하기 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팀원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무능력한 리더로 인해 정작 역량이 뛰어난 팀원들의 멘탈이 무너지기 쉽다는 점이다. 다행히 주변 동료들과의 대화와 협업으로 능력있는 팀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멘탈을 관리하면 그네들이 업무를 지속해 나갈 수는 있지만, 주변 중간상사나 동료들이 능력있는 팀원들의 관리나 배려를 제대로 해주지 못할 경우 능력있는 팀원은조직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예를 들면 능력있는 팀원일수록 자기 주장이 강하고 팀장에게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 때가 있다. 이럴 때 팀장이 팀원을 이기려 들면 그것 만큼 바보는 없다.

팀장이라는 이유로 이미 능력있는 팀원보다 인정받는 존재인데, 바보처럼 팀원을 이기려 드는 순간 이미 팀원들에게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어렵다. 더 이상 호통치는 카리스마는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팀원들을 설득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리더라면 능력있는 팀원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자기 역량의 120%를 끌어낼 수 있도록 리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명의 팀원들이 각자의 달란트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잘하고 그에 대한 보상체계만 제대로 가져간다면 그 팀은 성장할 수 밖에 없다.

동기부여나 보상도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이미 급여나 인센티브는 회사 인사팀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이라서 팀장이라고 하더라도 바끌 수도 없을 것이다. 팀장은 그저 능력있는 팀원들에게 칭찬만 제대로 잘해주면 되는 것인데, 그걸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조직이 성장하길 바란다면 리더 본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는 팀원들의 역량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을 하는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팀원들이 리더를 따르지 않는다면 팀원들의 성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팀장인 본인의 리더십과 인성, 태도에 문제가 없는 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요즈음 자주 회자되고 있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대하여 피력하여 본다. 이 이론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부하직원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그들의 성장을 이끌면서 리더와 부하직원간의 상호 신뢰를 형성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리더가 부하직원을 섬기는 자세로 성장과 발전을 도우며, 부하직원 스스로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입니다.
이는 AT&T에 다녔던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가 1970년 “The Servant as Leader”라는 에세이를 발표하면서 알려지게 되었죠. 헤르만 헤세의 유명한 소설 “The Journey to the east”에서 주인공 레오가 리더지만 하인처럼 동료들을 돌보면서 하나의 팀으로 여정을 완수하는 것을 보고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한 때 포춘 100대 기업들 중 많은 기업들이 이 이론을 조직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핵심가치로 삼는 기업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수평조직문화에 가장 적합한 리더십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서번트 리더의 역할은 개인적인 헌신과 구성원, 고객, 지역사회 등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을 강조합니다. 리더지만 부하직원을 군림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이들을 섬기듯 성장시키고 발전하는데 헌신 한다는 것입니다.

칼럼리스트 김기평(gpkim@dju.kr)

GP Kim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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