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오방색과 음식건강이야기

우리의 전통적 음식 문화 속에는 음양오행 사상이 짙게 깔려 있다.
음양오행이란 모든 사물 현상은 서로 대립되는 속성을 가진 음과 양으로 이루어져 있고, 상호 조화를 이룬다는 동양 철학을 말한다. 또한 우주의 기초를 이루는 다섯 가지 물질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가 서로 어울려 만물이 이뤄졌다고 보았다.
이것은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을 음ㆍ양이라는 상대적인 두 힘의 관계로 설명하는 음양설과, 이 영향을 받아 만물의 변화를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가지 기운 및 그 작용원리로 설명하는 오행설을 함께 묶어 이르는 말이다.

이같은 원리로 인체의 각 부위도 음양오행이 있으며, 모든 식품에도 음양오행이 갖춰져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체 부위에 따라 음식 색깔을 맞춰 먹으면 그 장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의 맛과 색에서도 음양오행의 원리가 자리 잡고 있다. 맛에서도 오미(五味)라 하여 辛(매운맛), 甘(단맛), 酸(신맛), 鹽(짠맛), 苦(쓴맛)이 오방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색의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으로 이것을 섭취하면 인체의 오장(五臟: 간, 심장, 비, 폐장, 신장)의 기능 돕고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음양의 조화가 깨지면 병에 걸리게 된다는 원리이다.

심장 – 붉은색
적색은 오행에서 화(火)에 속하며, 인체의 심장, 소장, 혀 등과 연결돼 있는 기운이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펜은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 성분이 있어 심장을 건강하게 한다.
사과의 캠페롤, 포도의 폴리페놀, 붉은 고추의 캅사이신 등은 항암 효과가 있다. 그 밖에 건강에 좋은 적색 식품으로는 딸기, 감, 자몽, 대추, 구기자, 오미자, 토마토, 고추, 수박 등 붉은색을 띠는 식품은 피를 맑게 하고 심장을 강하게 하는 효가가 있습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해 주므로 40대 이후에는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리코펜 성분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간 – 녹색
녹색은 목(木)에 해당되며, 간(肝), 담(膽), 근육에 연결된다. 싱싱한 샐러드나 녹즙 등 녹색식품은 간기능을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 푸른 잎의 엽록소인 클로로필은 조혈작용을 도와 빈혈 예방에도 좋다.
올리브유의 녹색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시금치는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가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대표적인 녹색 식품이다.
셀러리, 브로콜리, 녹차, 쑥갓, 케일, 시래기 등의 녹색음식은 간이나 쓸개의 기운을 북돋아 주며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꾸준히 녹즙을 마시면 간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신장 – 검은색, 보라색
검은색은 수(水)에 속하며, 신장, 방광, 귀, 뼈 등과 연결된다. 예로부터 검은콩과 검은깨(흑임자)를 회복기 환자에게 먹였다. 조혈, 발육, 생식 등을 관장하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검은 색소인 안토시안은 검은콩, 흑미, 깨 등에 풍부하며, 노화의 원인인 활성 산소를 중화시키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
그 밖에 목이버섯, 김, 오골계, 흑염소 등이 있으며, 서양에서는 블루베리가 대표적이다.
검은깨, 검정콩, 검은쌀 등의 검정색을 띠는 음식은 노화방지를 해 주는 필수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암작용이 뛰어나다고 한다.
우리몸에서는 신장기능을 강화하며 몸이 잘 붓는 사람은 검은색 음식을 먹으면 신장과 방광을 단련시켜 부종을 없애 준다고 한다.
가지의 보랏빛을 내는 안토시안계 색소는 동맥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을 막아 심장병과 뇌졸중을 방지해 준다고 합니다. 또 바이러스와 세균을 죽이는 화합물이 다량 함유돼 있고 발암성 억제물질인 폴리페놀도 많이 들어 있다. 가지의 스코폴레틴과 스코파론이라는 물질은 경련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아프리카에서는 민간요법으로 가지를 신경통 치료제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위 – 노란색
황색은 토(土)에 속하며, 비(脾), 위(胃), 입 등에 연결된다. 황색 음식은 소화력 증진에 좋다.
단호박은 죽이나 찜으로 먹으면 위장 기능을 높인다. 황적색 색소에 많은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혈당강하, 노화방지 효과도 있다.
감귤, 오렌지, 망고 등은 비타민C의 보고(寶庫)이다. 카레에는 항암 효과가 있다. 호박, 감, 당근, 벌꿀, 살구, 파인애플 같은 노란색 음식은 예로부터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위장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한다.
특히 당근과 호박의 카로티노이드계의 노란 색소는 항암효과와 함께 노화 속도를 늦춰 주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폐 – 하얀색
백색은 금(金)에 해당되며 폐, 대장, 코에 연결된다. 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백색 채소와 감자 등은 항알레르기, 항염증 기능이 탁월하다.
양파의 케르세틴은 고혈압을 예방하며, 양배추의 설포라페인 등은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도라지의 사포닌은 기침에 좋다.
마늘, 무, 배, 연근, 고구마, 도라지, 무우. 콩나물, 쌀, 양파 등 흰색을 띠는 음식은 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감기가 자주 걸리는 겨울철에 배를 꿀과 함께 끓여 먹는 민간요법도 이런 이유라고 한다.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인 김치는 청, 적, 백, 흑, 황의 오방색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으로 오장(五臟)을 평안하게 해준다. 김치의 통배추는 흰색으로 금(金)을 고추는 붉은색으로 화(火)를, 갓·파·미나리는 푸른색으로 목(木)을, 생강은 노란색으로 토(土)를, 젓갈은 검은색으로 수(水)를 나타내어 음양오행이 들어가 있다. 또한 동치미 김치의 국물은 흰색, 붉은고추, 푸른 고추, 희고 푸른 파, 하얀 무, 노란 생강, 검은 청각 등 오색이 어우러진 김치이다.

김치는 맛에서도 맵고(辛), 달고(甘), 시고(酸), 짜고(鹽), 쓴(苦) 오미(五味)를 갖추고 있는데, 유산 발효식품으로 독특한 신맛이 있다. 여기에 고추의 매운맛, 양념과 고추 자체의 단맛, 소금의 짠맛, 여러 가지 채소들의 쓴맛이 어우러져 오행(五行)의 조화를 이루고 오묘한 맛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김치 특유의 맛은 식품 자체가 갖는 영양의 우수성을 알 수 있고, 우리 민족의 합리적이고 지혜로움이 돋보이는 세계적인 훌륭한 음식이다.

신선로는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모두 담아 끓여 여러 가지 맛과 영양소가 함께 섭취 될수 있는 전골의 하나로 입을 즐겁게 해 준다 하여 열구자탕(悅口子湯) 또는 구자(口子)라고 한다. 신선로는 화통이 붙어 있는 냄비를 이르는데 이 신선로 틀에 삶은 고기와 육회, 흰살 생선, 천엽, 해삼, 버섯과 전유어를 돌려 담고 각종 고명을 웃기로 얹고 장국을 부어서 상에서 끓이면서 먹는 음식이다.

신선로는 우리 고유 음식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음식으로 특이한 그릇과 재료의 다양성, 풍부한 영양 등이 뛰어난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신선로는 여러 가지 색의 전을 같은 크기의 골패 모양으로 만들어 돌려가면서 담는데 생선전, 미나리초대, 고기전, 석이지단, 황백지단, 붉은 고추 등이 겹겹이 돌려 담아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의 오방색(五方色)을 맞춘다.

다식(茶食)은 예로부터 오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잔칫상을 장식해 왔으며, 그 색상만으로도 일상의 음식과 충분히 구별되어 무병장수의 기원과 함께 경사스러움을 나타내었다. 다식을 만들 때는 한 가지만 만들지 않고 적어도 삼색 이상 마련하여 함께 어울려 담는다.

흰색의 녹말다식, 분홍색의 오미자다식, 노란색의 송화다식, 푸른색의 승검초나 청태다식 그리고 검정 색의 흑임자다식을 마련하여 오색(五色)을 이루게 하고 색상과 함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이렇게 오색의 조화는 시각적인 것을 넘어 맛에도 이어진다.

색깔이 있는 각각의 채소와 과일들은 식탁 위에서 제각각 특수한 이로움을 주기 때문에 한 가지 색깔의 채소나 과일만 먹어서는 안 되겠다. 당근은 당근대로 브로콜리는 브로콜리 대로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부작용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게 때문에 오색음식을 골고루 섭취할 때만이 모두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정부에서는 식생활 가이드로 매일 최소한 다섯 종류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먹을 것을 당부 하고 있다.
색깔 음식 안에 있는 각각의 색소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우리 몸 안에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데 이중 어느 한부분이 약해지면 연결된 고리가 약해지므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일 오색을 골고루 갖춘 식단을 갖춰 먹었을 때 각각의 색깔이 몸 안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되어 건강을 지켜 주는 것이다.

칼럼리스트 김기평(gpkim@dju,kr)

GP Kim 글쓴이

댓글

    이효정

    (2021년 10월 17일 - 11:40 오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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